오늘은 2015년 이상문학상에 빛나는 김숨 작가의 " 뿌리 이야기 "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김숨 작가는 단편소설을 자주 읽는 분들이라면 자주 접하였고 앞으로도 자주 접하게될 우리 나라 소설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라 하겠습니다.

 

1974년 울산에서 태어난 김작가는 1997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느림에 대하여"가, 1998년에 문학동네신인상에 " 중세의 시

 

간 "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습니다.

 

이후로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허균문학상, 그리고 이상문학상등, 사실상 우리나라 소설문학상의 상당수를 수상하며 그녀의

 

역량을 증명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016년 맨부커상수상으로 우리나라를 빛낸 한강작가처럼 김숨작가도 꾸준하게 작품

 

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쌓아가는 대표적인 한국의 소설가라 생각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두분이 너무도 이미지가 닮았다는 것입니다.

 

아래사진을 보시고 김숨작가와 한강작가를 구분해 보세요 ㅋ ㅋ

 

 

진짜 비슷하죠?  ㅎ ㅎ 두분의 선한이미지가 참 정감이 가네요.

 

자! 그럼 오늘은 저처럼 싱글의 삶을 살고있는 분들이라면 더 공감이 갈 중편소설 " 뿌리 이야기 "를 본격적으로 소개해 드리

 

겠습니다.

 

김숨 작가는 이 소설을 쓰게된 계기 즉, 뿌리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로 , 어느 날 거리에 심어진 메타세쿼이아 나무를 보면서

 

부터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 나무가 다른나라에서 와서 이식된 나무란 얘길 들었고 나무라는 존재는 태어난 자리와 죽는 자

 

리가 같아야 하는 존재인데,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강제로 실려 와 낯선 땅에 뿌리를 내리고 적응하는 게 얼마나 힘들

 

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이런 생각에서 소설이 시작됐고 우리 민족의 이주사까지 관심을 확장하게 됐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이 소설 이후 세편의 장

 

편도 이 소설에 근간한다고 말한걸 보면 이 소설은 김숨의 작품세계를 이해하기위해 꼭 읽어봐야할 소설인것 같습니다.

 

 

이 소설의 줄거리는 형식적으로 진전 없는 연예생활을 사 년째 이어가고있는 남녀의 이야기입니다.

 

화가인 남자는 어느 날부터 유화가 아니라 나무뿌리를 오브제로 삼는 조형작업에 몰두합니다.

 

여자는 여행사를 다닙니다.

 

남자는 입양의 고통을 가진 인물로 자신의 근원적인 상실감을 개발공사로 인해 하루 아침에 뽑혀서 내쫓긴 나무 뿌리를 보며

 

동질감을 느껴선지 뿌리를 수집하며 조형작업에 집착합니다. 

 

여자는 여행사가 망해 직장을 잃은 후, 종군 위안부였던 고모 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반추합니다.

 

할머니와 한방을 같이 썻던 과거의 시간, 할머니가 이불속에서 뿌리가 뻣듯 자신에게 손을 뻣어 그녀의 손을 잡았던 의미를

 

남자친구의 뿌리 오브제 작업을 곁에서 보며 이해하게 된 여자.

 

소설은 뿌리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과 다소 모호하게 느껴지는 접근법을 제시합니다.

 

입양아로 어느 날 뿌리뽑혀 이곳 저곳으로 이동해야했던 천근성으로 볼수있는 남자와 한곳에서 큰 어려움없이 자라온 심근

 

성으로 볼 수 있는 여자, 이 두 사람의 갈등과 진전없음은 천근성과 심근성의 나무가 공존하는 것으로 그 해법을 제시하고 있

 

기도 합니다. 

 

 

뿌리를 보기위한 시각

 

1. 뿌리를 제대로 보기위해선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뿌리의 표정을 보기위해선 땅속에 감춰진 뿌리를 상상해야하며 뿌리의 냄새를 잘 맡으려면 불을 끄고 흙 속을 뻗어가는 상상

 

해야합니다. 모나리자의 위대함을 알려면 그녀의 표정에 미세하게 숨겨진 혐오감 두려움 분노를 보아야하듯...

 

2.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선 세세한 곁뿌리들을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남자가 파라핀이 아닌 시간과 정성을 더 필요로하는 촛

 

작업을 고집하는 이유도 세세한 뿌리의 감정들을 소중히 다루려는데 있습니다.

 

3.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선 뿌리 입장이 되어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합니다.

 

"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내가 왜 없는게 아니라 있는 것인지...."

 

4. 뿌리를 이해하기위해선 천근성 뿌리의 내미는 손을 내치지 말아야 합니다.

 

천근성과 심근성 뿌리가 공존하기 위해선 천근성 뿌리의 고통을 이해하여야합니다. 종군 위안부로 살아오며 이곳 저곳 감정

 

곳없이 떠돌던 고모할머니의 희망의 절박한 손짓을 내치지 말아야하며 , 입양아로 상처를 가진 남자의 뿌리에 대한 집착을

 

이해해주어야합니다. 고모 할머니를 위해 작품에  남귀덕이란 이름을 부여하여 그녀의 정체성을 존중해주어야하는 것처럼말

 

입니다.

 

 

" 뿌리 이야기 "는 인간을 나무로 비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뿌리는 인간의 현실적 정신적 터전일 수도있고 나무의 생명을

 

유지시키는 생명의 근원, 또는 인간의 정체성등 하여간 인간의 근본적인 그 무엇이라 생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흔히 "완전히 뿌리가 뽑혔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긍정의 의미가 아닌 부정의 의미일것입니다.

 

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야할 나무가 뿌리가 뽑혀 다른곳으로 옮겨지거나 이 소설에서처럼 동물의 박재마냥 처리되어

 

오제로된다는 것은 나무에겐 엄청난 고통이며 죽음일 것입니다.

 

작가는 현대사회의 개발에 따른 나무의 뿌리뽑힘과 이주를 인간의 삶과 병치해서 불안과 고통의 삶을 효과적으로 시각화하

 

는데 성공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깊은 슬픔과 한숨으로 끝나지 않고 심근성 뿌리와 천근성 뿌리의 조화와 공존을 이야기하며

 

공존의  삶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연어가 회기하는 것도,인간이 죽기전 고향을 찾는것도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생명이 자랐고 성장하였던 뿌리로 돌아가려는

 

정체성 찾기의 본능과도 같은 정서일 것입니다. 그래서 뿌리가 없어지거나 훼손된 사람들(이 소설에서는 종군위안부 입양아

 

철거민이 뿌리뽑힌 자들로 등장합니다. )은 방황할 수 밖에 없고 슬픈 삶을 살 수 밖에 없을것입니다. 

 

"뿌리이야기"는 기존의 익숙한 상징성과 소재의 진부함을 자유로운 상상력과 새로운 접근법으로 진부함을 벗어나는데 성공

 

한 작품입니다. 상당히 무게감이 느껴지는 주제이지만 화가인 남자친구와,  실직 후 고모할머니를 기억하게된 여자가 스스로

 

에게 던졌을 법한 질문을 독자인 나에게 던져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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