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의 스포가 다량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프리즌"을 보고 바로 글을 올립니다.
이 영화는 1970년생 나현 감독의 입봉작으로 시나리오 작가로 시작해 무려 13년만에 감독으로 입봉하는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인고의 영화 인생이 느껴지네요 ㅎ ㅎ 참고 준비한 세월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늦은 나이라고 어떤 꿈을 포기하려는 분들은 이분의 입봉이 힘이 되실것 같네요.
이분은 각본에서 나름 활동을 하셨는데요. 주요 각본 작품으로는 2004년 "목포는 항구다"를 시작으로 "화려한 휴가" "우리생
애 최고의 순간" "마당을 나온 암탉" "남쪽으로 튀어"등 나름 각본 분야에서 좋은 필모 그래피를 만들어 가신 분입니다.
그냥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면 재미있게 보실 수 있는 작품입니다.
각본을 많이 하셔서 그런지 역시 주로 감옥 안에서 이루어지는 장소의 한계성을 다양한 케릭터를 살리면서 관객이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영화로 만드셨네요. 흥행할까 많이 가슴 졸이실 텐데요. 가슴졸이지 않으셔도 될것 같네요. 관객이 많이들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평점은 늦은 입봉이시기도하니 9점을 드리고 싶네요 ㅎ ㅎ 입소문으로 극장 점유율이 더 높아질 가
능성이 있는 영화같네요.
이 영화는 좋은 케릭터를 살리고 균형을 잘 유지한 좋은 각본과 더불어, 역시 한석규 김래원등 배우들의 개성과 좋은 연기가
영화를 살린것 같습니다.
나름 한 영화에서 소화하기에는 제법 많은 케릭터들이 나오는데 각자가 부족한 느낌이 없는걸 보면 각본에 공을 많이 들인것
이 느껴집니다. 이런 영화는 분량이 적은 조연들도 자신의 케릭터를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라서 굉장히 만족스러워할
영화이죠.
영화의 다양한 케릭터가 다 흥미롭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한석규식 악역 연기가 다시 한번 빛난 영화란 생각입니
다.
한석규식 악역이 뭐냐고요? ㅎ ㅎ
누가보더라도 건달이나 조폭같아 보이는 사람들 속에서 모범수 옷에 젠틀한 외모와 부드러운 성우 말투의 한석규의 대비는
그가 영화속에서 보여주는 악성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대비의 효과를 주고 있습니다. 한석규라서 일겁니다. 욕이나 상스런말
을 해도 전혀 상스럽게 안들리는 느낌마저 드니까요. ㅋ ㅋ
하여튼 왠만해선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말하는 한석규식 악역은 냉혈한 살인마인데도 영화 속에서는 김래원이나 부하들을
대할 때 상당히 세심하게 챙기고, 때론 방어회를 직접 떠주는등 어떨 땐 살인마 답지않은 감성적인 인물로까지 보이게 합니
다.
이런 이중성은 살인 앞에서도 냉정할 수 있는 극한의 악성을 표현하는데 상당히 효과적이라 생각됩니다.
김래원은 저는 개인적으로 외모도 그렇고 영화 "해바라기"의 태식이 생각났습니다. ㅎ ㅎ 상당히 흡사하죠.
물론 해바라기 태식 케릭터보다 프리즌의 유건은 훨씬 캐쥬얼하게 나오지만요.
은근 이런 듬직하고 저돌적이고 마초적인 케릭터를 김래원이 잘 소화하고 있습니다. 남여팬들이 김래원을 좋아하는 이미지도
듬직한 남성다움이란 면에선 같을 것 같네요.
*영화의 구체적인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이 교도소는 교정 공무원이 아닌 익호(한석규)가 실세이자 왕으로 군림하는 곳입니다.
익호는 교도소장(정웅인)의 묵인속에 김박사(김성균)란 인물을 통해 전달되는 감옥 밖, 비리 세력의 오더를, 교도소 안과 밖을
마음껏 왕래하며 수하들을 시켜 각종 살인 범죄를 저지르는 감옥의 막강 권력자입니다. 그는 어둠의 해결사 역할을 하며 자
신의 권력을 유지하고 확장해가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유건은 특유의 깡다구와 다혈질 성격으로 익호의 눈에 띄게 됩니다.
어느날, 익호에 반감을 가지고 그를 죽이려던 조폭, 창길(신성록)일당에게서 익호를 유건이 구해내면서 익호는 더욱 유건을
신뢰 하게되며 유건을 새로운 범죄에 앞세우게 됩니다. 하지만 사실 유건은 비리로 감옥에 온 전직 경찰이 아니라 기자인
형의 죽음이 교도소와 관계가 있단 것을 알고 진실을 밝히고자 자진해서 들어온 위장 경찰입니다.
결국 유건은 익호가 여러 범죄들의 핵심 피의자이며 형을 죽인 범인이란 것도 알게됩니다.
이제 유건은 익호 일당을 잡아 넣기위해 그들이 교도소 밖을 나왔을 때 경찰과 협조 일망타진하려 합니다.
하지만 이를 눈치 챈 익호는 평소 눈에 가시이던 교정국장(이경영)을 죽이고 나서 유건도 처리하려 합니다.
이 때 일이 너무 크게 벌어지는 것에 초조함을 느끼던 교도소장은 익호의 무시하는 말에 이성을 잃고 총을 겨누게 되고 결국
익호는 교도 소장도 죽이고 맙니다. 익호는 유건이 교도소장을 죽이고 자살한 것으로 꾸미려합니다. 하지만 평소 익호에 반감
을 가졌던 수하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살아난 유건은 교도소 곳곳에 불을 지르며 익호와의 마지막 결판을 준비합니다.
화염에 휩싸인 교도소로 경찰차들이 몰려듭니다. 이제 익호의 왕국은 무너져 내립니다.
결국 익호는 자신의 왕국이 끝난것을 인정하지 않으며 저격수들의 총에 죽는것을 선택 합니다.
유건은 익호 일당을 일망타진하였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유건은 익호의 말처럼 감옥도 역시나 사람사는 곳이고 시간도 흘러가는 곳이라 말하며 감옥에서 자신의 유죄
판결에 따른 형을 담담하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 프리즌의 감옥이란 제목은 유무형의 의미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익호에겐 오히려 가장 자신의 정체성과 자유를 느끼는 공간이 감옥이었던것 같습니다. 나가고 싶지않은 자신의 왕
국인거죠. 그에게 감옥은 반대로 오히려 세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교도소장이 가석방을 통해 골치아픈 그를 내보내려 하지만 어림없다는듯 거부하는 장면이라든가, 감시탑에서 주변을 바라보
며 여유롭게 맥주를 마시는 장면이 익호에게 있어 감옥이 가지는 의미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끝내 익호는 자신의 왕국이 무너지는 것을 보며 투항하기 보다는 자살 아닌 자살을 택합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익호와 그 일당들 모두 실제 감옥이 아니더라도 이미 자신의 욕망속에 갇혀서 살아간 죄수들 이라는 사
실입니다.
유건도 형에 대한 미안함과 복수심에 갇혀 지내다가 다행히 그 감옥에서 해방되는 인물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마지막 모든
것들이 해결되고 감방에서 생활하는 유건의 표정이 감방이란 공간과는 어울리지 않게 영화에서 유일하게 편안한 모습으로
보여지는건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봅니다.
우리를 가두는 더 큰 감옥은 마음 속에 있다는 사실이죠.
여러분은 어떤 감옥에 갇혀 보셨거나 지금 갇혀서 살아가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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