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왕카스테라로 본 창업의 현주소]
최근 소비자 고발 프로인 먹거리 X파일의 대만 왕카스테라 보도로 인한 논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왕 카스테라 프랜차이즈와 업주를 비난하는 여론과 한편으론 방송프로의 지나치고 정확하지 않은 보도로 억울한 영세 자영
업자들을 양산했다는 비판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피해를 항의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여러 방송 프로에서도 카스테라 기
름사용이 큰 문제는 아니라거나 과장됐다며 여론 달래기에 나서는 양상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나름 적지 않은 업종의 가게를 운영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이 문제의 핵심을 생각해 보는 포스팅을 해 볼까 합
니다.
우선 이 문제는 카스테라에 대두유, 카놀라유등 적지 않은 양의 식용유나 화학 첨가제를 사용하는 업체를 고발 형식으로
보도하면서 파장이 시작 되었습니다.
식용유 대신 버터나 마가린을 사용한다거나 다른 방식으로 제조하는 프랜차이즈 본사나 개인 업주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억
울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손님이 뚝 끊겼으니까요. 하지만 분명한 건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실제로 밀가루와 계란 우유
로만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도록 많은 업체들이 과장 홍보를 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저도 지나가면서 이런식의
광고판을 자주 보았으니까요.
그런데 전 최근 대만 왕카스테라 사태의 핵심은 이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업주 분들과 지금 자영업을 하고 계신 사장님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 만약 식용유 파동이 없었다면 대만 왕카스테라 가게들이 손님들의 외면을 받지 않고, 1년 2년 3년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며
장수 할 수 있었을까요? "
저는 개인적으로 방송이 없었다면 폐업 시기와 집중도만 지금과 다소 차이가 날뿐 1년 안에 많은 업체들이 폐업을 하거나 고
민하는 사태는 동일했을 것이라 감히 생각합니다.
수백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빵과 디저트류, 음료, 선물세트등 관련 상품들로 매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대기업 빵 프랜차이즈가
골목 상권까지 점령하고 이제는 대형화, 카페화하는 상황하에서 사실상 스폰지 빵인 평범한 맛의 단일 메뉴로 이들과 겨룬
다?
더우기 소자본만 가지면 너도나도 차릴 수 있어 영업지역에 대한 치밀한 시장 조사나 가게 수 조절이 사실상 불가능한(실제
로 제가 자주가는 라페스타 지역엔 빵가게 한두개가 들어갈 지역에 카스테라 가게가 무려 6개나 얼마 떨어지지도 않은 곳에
서 최근 개업해서 영업중입니다.) 지금의 상황을 보면 장사를 한번이라도 해본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겁니다.
다시말해서 이 카스테라 프랜차이즈업은 여러가지로 대기업 빵집과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였으며 무분별한 가게수와 소비자
들의 평가로도 폐업은 이미 사실상 결정된 수순이라해도 과언은 아닐것입니다. 단지, 자신만의 래시피로 성공적으로 개업하
고 제품의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던 개인가게의 타격은 개별적으로 피해보상이 되어야한다고 봅니다.
식용유의 첨가 문제는 핵심이 아니며, 진짜 문제는 심각한 소비심리 악화로 3년을 넘기지 못하고 폐업하는 자엽업자의 비율
이 50%를 넘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대책을 마련할 진짜 논쟁의 핵심은
1. 장기적인 마인드 없이 결과적으로 사기에 가까운 우리나라의 부실한 한탕 주의식 영세 프랜차이즈 업체 난립의 폐해를 막
을 근본적인 제도 마련.
* 저는 개인적으로 창업박람회 참가 기준을 높이고, 신규 프랜차이즈업 등록의 경우도 본사 직영을 최소 2년 이상 운영하고
그 운영평가를 통해 프랜차이즈업 허가업체를 선정하는등, 장기적인 비젼없이 부실한 준비상황에도 불구하고 조급함과 한탕
주의로 소상공인들의 돈을 털으려는 비양심사업자는 프랜차이즈가 불가능하도록 해야한다고 봅니다.
2. 장사 초보자들이 부실한 프랜차이즈를 검증하거나 자기만의 래시피를 개발할 수 있는 정보, 지원사업의 재정비와 확대.
*이 교육에는 관련법이나 창업의 외형적인 조건들에 대한 교육과 맞물려 ,상도덕과 위생에 대한 교육도 비중있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3. 문어발식 대기업 프랜차이즈 업종 확장과 동네 상권 초토화를 막을 상생 제도의 확대.
사실 이번과 같은 재료의 문제 뿐만이 아니라 위생이나 가격등 다양한 문제들로 신규프랜차이즈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거
나 타격을 받은 일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짧은 기간에 급속하게 퍼졌다가 소리소문도 없이 사라져버린 가게들
도 많죠. EX) 조개구이, 찜닭 등등
자영업자들의 붕괴는 서민경제 서민 가정의 붕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번 기회에 언론역시 특정 방송프로그램이나 특정 업체의 문제로 집중 보도하기보다는 이런일이 반복되는 문제의 중심에
있는 우리나라 프랜차이즈업의 현주소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제도정비등 대책을 마련하는 것에 집중해야한다고 봅니다.
중요한것은 앞으로의 미래니까요.
부디 이번일로 눈물의 폐업하시는 분들이 아품을 딛고,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자신만의 래시피와 서비스를 개발하고 오래도
록 사랑받는 가게를 만드는 첫걸음을 힘차게 내딛으시길 기원합니다.
만고의 진리죠. 세상에 공짜 없죠. 장수하고있는 성공 가게들치고 돈보다 더 중요한 눈물과 땀 노력이 안들어간 가게가 없지
않습니까...그들의 땀과 아이디어가 지금을 만들어 냈음을 우리모두 잊지 말자구요.
다시한번 부탁드립니다. 언론도 갈등과 문제 지적에서 끝내지 말고 같이 상생의 지혜를 고민하고 국민에게 비젼을 제시하는
역할에 더 무게를 두시 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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